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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의길 제161회차 8-b 장자산길 걷기

김덕일01026062672

안개 낀 봄 길을 걸으며

큰 바위가 있었다는 대리미 또는 덕암리,  그리고 대산천과 용수천이 만나는 곳에 질그릇을 만들어 판 점촌이 있었다는 바쿠배미, 그 아래 국세를 받아 모아놓은 창고가 있었다는 창평마을에 모여 23명의 길동무는 안개 낀 봄 길을 걸었습니다. 

연한 두릅 순을 따기 위해 순에 종이로 덮어두는 모습을 이맘때 종종 볼 수 있다. 두릅과 엄나무 순을 보고 복숭아 꽃을 만나고 대산천을 넘어 공음면 창평에서 대산면 대장리에 접어듭니다.

대장리에서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화살나무, 화살나무는 나무의 줄기에 화살처럼 날개가있다고 하여 화살나무라는 명칭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화살나무 어린순은 나물로 먹거나밥이나 된장국에 넣어서 먹기도 했다 합니다. 또한 화살나무는 몸을 이롭게 하는 약용성분들도 다양하게 함유되어 있어서 예로부터 한방에서는 귀전우라는 이름의 약재로도 많이쓰여왔다고 합니다. 염증치료, 당뇨 개선, 혈관 건강 등에 사용하였지만 찬 성질로 몸이 냉하시분은 유의하셔야 한다고 합니다. 

대장리 입구에는 지금도 마을 숲, 비보 숲, 당숲으로 불리는 왕버들 나무가 마을을 커튼처럼 가려주고 있습니다.

마을길을 너머 용산마을이 보이는 태양의 언덕?에서 161회차 걷기 함께하는 길동무 사진을 완성합니다. 23분의 길동무는 태양의 기운을 받고 장자산길로 길을 잡고 나아갑니다. 

출장입상, 나아가면 장군상, 들어오면 재상이 될 곳이라하여 예전에는 장자산면이라는 행정구역을 가질 정도이었습니다.

지금의 대산면은 1914년 4월 1일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개편으로 대제면 대, 장자산면의 산을 따와서 대산면이라 했다한다. 

장자산 입구에서 몽불사 오르막을 오르다 밝은 색의 도화 앞에 길동무는 멈춰선다. 조계종 선운사 말사, 몽불사 해우소에 들어 장자산 정상으로 침목 계단을 오른다. 

해발 100m 장자산 정산에 일붕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일붕 서경보 선사와 관련된 석상과 석물, 팔각정이 있다.

팔각정, 일붕정에서 본 대산의 들녘은 안개로 볼 수 없었지만 유기상 박사님의 설명으로 충분했다. 

 오늘은 청명, 장자산 숲길에서 조상의 묘를 찾아 살펴보는 후손들을 여럿보았다. 장자산에서도 창평마을 뒷산에서도…

장자산 솔숲은 푸근함에 온몸이 반응한다. 가칭 천제단이 있었것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길동무는 잠시 쉬어간다. 

환상열석이 있고… 하지가 지나도 비가 오지 않을 때 기우제를 지냈던 곳일 수도 있겠다는 길동무 상상에 공감한다. 

내려가는 길은 산두릅과 춘란이 반긴다.  인자하신 대촌마을 어르신과 조우하고 따뜻한 웃음을 선사 받고 내려간다. 

구동마을  정류장에서 보이는 영광읍내 아파트를 보면서(홍농읍이라고 잘못말씀드림) 곡다우로 향한다. 

이기화선생님의 책에 의하면 곡다우는 

조선 중종연대에 좌랑(佐郞) 성여원(成汝原)이 장자산의 길지를 택하여 홍문관 교리(校理)를 지낸, 선조의 묘를 이장하고 명당의 발복을 이어갈 요량으로 제비집 형국(燕巢形局)에, 터를 닦아 곡다우라 불렸다 한다.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옛날 누나 동생의 다정한 남매가 이 고개를 넘게 되었는데, 때마침 한 여름 소나기가 퍼붓게 되어, 두 남매의 얇은 옷이 흠뻑 젖어버렸다. 앞서가는 누나의 옷차림이 몸에 찰싹 달라붙어, 아리따운 곡선미가 들어나게 되자, 남동생이 원초적인 성적충동에 흔들리더니, 말초신경이 크게 자극되어 순간적으로,
흥분을 누를 길 없는 나락에 빠져들었다. 겨우 죄의식을 깨닫게 된 동생은 저만치 걸어가는누나의 뒷모습을 응시하면서, 갑자기 자기 양물을 돌로 찍어 자결하고 말았다. 동생의 처절한 죽음 앞에 선 누나의 눈물겨운 독백이 더욱 애처로웠다.
「에잇 몹쓸 놈」「그렇게 절박했으면 꼭 달라고 떼라도 써보지」 일그러진 누나의 꼴이 말이아니었단다. 이런 연유에서 이 고개가 「달래고개」사연이 되자,
순박한 선비들이 한자로 수식하다 보니, 곡다우(曲多于)로 표기하게 되었다 한다.

마을 입구에 창녕성씨라는 명문이 새겨진 큰 돌( 고인돌?, 석당산(마을 좌청룡 끝자락)?에서 길동무는 쉬어간다.

대산천 둑길을 따라 걷다가 창평마을 주산을 넘어 복숭아 꽃과 탱자꽃과 수선화를 만나면서 8.7km 161회차 걷기를 마무리한다. 

무탈하게 평등하고 평화롭고 자유롭게 도란 도란 행복하게 걸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