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등록된 사진은 누구나 사용가능합니다. 단, 상업적 용도로는 사용 불가합니다.

걷는 것만으로 힐링

황상석
2023-03-05

2023년 3월 4일


고창 여백의 길을 걷다.


토요일 이른 아침에 뜻하지 않게

고창 여백의 길을 걷는 행운을 갖게 됐다.


장보고 아카데미에서 인연을 맺은 윤명훈 대표와 황창남 대표님의 소개로 고창 마을을 돌

아보는 모임에 참가하게 됐다. 처

음에는 마을 걷기대회로 생각했

다.


처음에는 여백의 길이라는 명칭 도 낯설었고 시골길을 걷는다는 게 마땅치 않게 여겼다. 그러나 평소 걷기를 좋아하니까 재미 없

어도 참여해보자는 심산으로 이

른 아침에 호남대 정문으로 갔다.


황창남 대표의 차를 동승하면서 개략적으로 여백의 길이 생기게 된 연유와 지난 10월부터 매주 토요일 정기적으로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고창군 성송면 판정마을에 도착

하니 아직 아무도 도착하지 않았

다. 차츰 광주 등 외지에 사는 분

들 7명이 참석했다. 고창에 사는 분은 여백의 길을 만든 정민호 작가 등 4명. 


정민호 작가는 20대부터 전국을 걸으면서 채움보다 뭔가 채워지

지 않는 여백의 길을 찾으러 다니

다가 고향 고창에 내려야 시골길

을 걸으면서 자신이 찾고 싶었던

길을 발견해서 4년째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여백의 길을 걷는 모임이 

108번째라고 한다. 김덕일 숭덕

고 교사의 진행으로 참석자 소개

등의 순서로 진행하고 출발했다.


오늘 코스는 낙양 마을에서 출발하여 포동 마을 새내리와 향산리와 고창농악전수관을 지나

왔다.

처음에는 무슨 마을인지도 몰라

생소하게 느꼈는데 길잡이를 따

라 걷다보니 차츰 낯익은 모습이 눈에 띄었다. 마을 어귀에 삼강문 이 있었다. 


그동안 자동차로 지나갈 때는 잘 몰랐는데 이번에 보니 나즈막한 구릉지 등이 많았다. 고창은 산이

10%이고 90%가 평야라고 한다.


오늘 도는 마을들은 나즈마한 야

산을 개간하여 밭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이번에 여백의 길을 걷고 느낀 점

은 소수인원이 참여해서 좋았다.

2시간 30분 가량 걸으면서 참여

자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니 금방

친근감이 들었다.


둘째, 특별한 볼거리는 없지만 마

을의 명칭 유래와 고인돌, 인물 등

다양한 주제의 스토리가 있어서 길 위의 인문학을 체험하게 됐다.


셋째, 마을들이 숲 또는 냇가 등으 로 단절되지 않고 연결되어 있었

다. 특히 야트막한 구릉지로 인해

다양한 장관을 만끽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넷째, 구경하기 위해 걷는 것이 아

니라 그냥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

가 시야에 들어오는 시골 풍경을

눈에 담을수 있었다. 헤찰도 하면

서 걷다보니 시간이 거의 세시간

이 훌쩍 지나갔다.


여백의 길은 운영진들이 나름대

로 철학을 갖고 운영하고 있었다.

정치와 종교 등의 주제는 다루지

않고 참가비를 받지 않으며 식사 참가비는 1/n로 나눠서 처리한다.


처음 참가한 나로써는 관심 밖에 있었던 고창의 역사와 인물, 마을 유래들을 듣는 재미도 쏠쏠했다. 정겨운 시골마을을 돌면서 그동

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치유하고 힐링할수 있었다. 기회되면 고창 여백의 길을 걸어보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