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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떠나며 / 김영신

김영신
2023-05-29

산티아고 순례길 떠나며 / 김영신 


내 발로 걸어야 할 800km 

내 몸으로 견뎌야 할 30여 일

산티아고 순례길 나서는 

내 심정 참으로 비장하여라


스페인 피네레산 넘어

프랑스 길 따라 수많은 성당 거쳐

예수님 제자 야고보 성인 머무는 

콤포스텔라 대성당까지 걷는길


이제 곧 80세 눈앞인데

너무나 황당한 도전이냐며

가족 지인 걱정 대단했지만

세 번째 완주 위해 출발하나니


첫 번째 겨우 앞만 보고 걸었고

두 번째 좀 여유로움에 좌우도 보였는데

이번엔 어느 정도 익숙하려니

내 뒤를 돌아보며 풍경에도 내 마음 담으려네 


매일 무거운 배낭 짊어지고

무더위와 불편한 숙소에

육체적 고통까지 감내하며 

진정한 삶의 의미 찾으려네


침묵 속에 내딛는 걸음걸음마다

지나간 세월 성찰하며

참 자아 발견의 기쁨도 만끽하려니

부디 축복의 순조로운 여정이었으면

 (2023.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