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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걷기 길, 고창 ‘여백의 길’을 걷다(Part 2)

김대현
2022-07-31

 저의 두 번째 ‘여백의 길’ 방문은 2022년 4월 27일에 이루어졌는데 이번에는 박천일, 최항규, 안태훈 등 한국은행 걷기 동호인 3인과 함께 하였습니다.


정민호 작가에게 들은 '여백의 길'의 조건


 우리 일행은 고창에 도착하자마자 아지트인 ‘대들보’ 식당에서 ‘여백의 길’ 개발자인 정민호 작가를 만났는데 그는 ‘당신은 아직 걷지 않았다’ 책의 저자이자 '걷기와 인문학 TV' 유튜브 운영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식사하면서 '여백의 길' 조성과 조건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민호 작가는 '여백의 길'의 조건으로 다음 4가지를 들었습니다

 

1. 교통사고의 위험이 없는 안전한 길

2. 여성 혼자 걸어도 위험하지 않은 길

3. 서너 명이 나란히 걸을 수 있는 넓은 길

4. 유명한 것이 없어 걷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길

 

 마지막 조건이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이는 걸으면서 자기 성찰이나 사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크게 눈길 끄는 게(Attraction)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랍니다. 정민호 작가는 이런 조건을 갖춘 길을 찾아 10여 년을 헤맨 끝에 드디어 그의 고향 고창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길이 이 '여백의 길' 이라고 합니다.


정민호 작가와 힘께 '여백의 길'을 걸으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독서는 머리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이다” 라는 말이었습니다.


  걷기와 인문학 TV


익어 가는 청보리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걷는 청보리밭 구간


이번 방문에도 이 시기에 어울리는 대표적인 길인 청보리밭 구간을 걸었는데 익어가는 청보리를 바라보며 바쁘게 서두르지 않고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며 걸으니 '여백의 길'의 여유와 낭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광활한 벌판에 유채꽃 밭과 청보리 밭이 엄청 넓게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마침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도 별로 없어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었는데, 주말에는 인산인해라고 합니다.



 특히 청보리의 바람결에 파도를 타는 듯한 모습이 아름다워 영상에 담아보기도 하였습니다. 흥에 겨워 박천일 교수에게 사행 시를 부탁하였더니 즉석에서 다음과 같이 지었습니다.


여 여러분, 여기는

백 백제의 700년 역사와 문화와 그리고

의 의로움이 살아 숨쉬는 곳, 고창.

길 길이 길이 빛나라. 고창, '여백의 길'



 




          청보리 밭에서 같이 걸은 일행과 함꼐


   청보리 밭을 배경으로 한 커트(필자)

 

인근 학원농장 카페에 들러 ‘새싹 보리 라떼’ 등 차 한 잔씩 마시면서 여유를 즐겼는데, 카페에도 '여백의 길' 홍보 책자와 포스터가 잘 전시되고 있어 머지않아 많은 사람이 '여백의 길'을 찾을 것으로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드넓은 황토밭이 있는 곳이 전북 고창군이라고 하는데 걸으면서 보니, 고창군의 토양이 전부 황토라서 그런지 곡물들이 잘 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많은 밭에는 노란 갓꽃 또는 유채꽃이 피어 있어 걷는 이들의 눈을 편하게 해 주었습니다.

 이번에는 걸으면서 '여백의 길'에 만들어진 이정표를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이전에 왔을 때 필자가 산티아고 길에서 보는 것처럼 갈래 길에 단순한 안내표지 만들기를 건의한 바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 그 건의대로 흰색의 Y자 모양 표지를 해 놓아 방향을 잘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여백의 길'을 걷는 분들은 전 구간을 이 표지만 보고 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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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주)

이 여행기는 필자(김대현)가 한국은행 동우회 지에 소개한 기사 글(고창 방문기) 중 '여백의 길' 소개 부분만을 발췌한 것입니다. 종이 지면에 쓴 기사를 블로그 형식에 맞추어 사진을 추가하고 재배치하는 등 재편집하었습니다.(한마디로 재창작이라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