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있다는 것은 누군가 걸어갔다는 증거다. 길이란 누군가 걸어가야만 만들어진다.
있던 길도 누군가 걸어가지 않으면 없어지고 가시로 뒤덮인 험한 곳이라도 이 사람 저 사람이 걸어가면 새로운 길이 된다. 알고 보면 사람은 길을 만들어가는 존재다.
우리는 1년 반 동안 매주 토요일 여백의 길을 걸었다. 그렇게 함께 걸었던 사람들에 의하여 73km의 걷기 길이 만들어졌다.
여백의 길을 만드는데 특별히 수고한 분들을 소개하면...
7인의 사진작가 중 한 명으로 고등학교 지리교과서 집필진으로 참여한 지리교사다.
땅의 이치(理致)가 궁금하여 대륙을 누빌 만큼 호기심도 왕성하다.
그는 지금 열정적으로 살아온 삶의 모든 경험을 ‘여백의 길’에 녹여내고 있다.
‘나는 길 위를 걷는 어린 왕자처럼
나만의 길을 만들고 나만의 길을 걷고 있는 ‘길동무’입니다.
‘여백의 길’은 걷는 이의 마음에 여백을 만들어주는 치유의 길입니다.
나는 그 길을 누군가와 함께 걸으며 그가 행복해하는 것을
바라보고 싶은 행복한 길라잡이를 꿈꿉니다.’
누구보다도 ‘여백의 길’을 사랑하는 그의 고백이다.
그는 ‘여백의 길’에 있는 모든 것을 사진으로 기록한다.
길과 사람, 땅과 흙, 밭에서 가꿔지는 생명들, 버려진 생명들, 하늘, 바람 등
사람들은 그의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여지는 ‘여백의 길’을 보며 ‘여백의 길’을 동경한다.
남다른 추진력을 소유한 사진작가다.
2020년 5월 25일, 사진작가의 눈으로 ‘여백의 길’을 보기 위하여 방문했다.
그날, ‘여백의 길 포토존’에서 사진을 몇 컷 촬영하고 말했다.
‘올해 안에 ‘여백의 길’을 주제로 개인 사진전을 열겠다.’
그 후 사진전을 준비하기 위하여 자주 방문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계획했던 ‘개인 사진전’은 ‘단체 사진전’으로 변경되었다.
그해 12월 21일 7인의 사진작가들이 참여해 ‘생명의 땅’이라는 주제로 사진 전시회를 가졌다.
7인의 사진작가들에 의하여 ‘여백의 길’은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2020년 5월 25일 이후 ‘여백의 길’은 구체적으로 걷기 길의 모양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정년퇴직 후, 걷기 여행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싶어 스페인 산티아고(800km)를 두 번이나 완주한 ‘걷기 매니아’다.
산티아고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 있다면 ‘여백의 길’에서 트레이닝을 해주고 싶단다.
7인의 사진작가 중 한 명이다.
어떤 사람도 눈여겨보지 않는 것을 카메라에 담는 독특한 관점을 가진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성격처럼 보이지 않는 손길로 항상 함께하고 있다.
‘이런 길은 한번은 걸을 수 있겠지만 두 번 걸을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처음 ‘여백의 길’을 걸어보고 한 말이다.
그런데...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여백의 길’ 위에 섰다.
‘이상하게 매력이 있어요.’
지금은 ‘여백의 길’ 홈페이지를 개발하고 관리를 맡고 있다.
여백의 길을 닮은 음색을 가진 가수로 오랫동안 지리산 등산로를 만들고 관리하는 일을 했다.
‘여백의 길’은 길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길이다.
그래서 어설플 때도 있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오랜 경험을 통해 나오는 그의 한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중간중간에 성당이 있지만 ‘여백의 길’에는 교회가 있다.
‘여백의 길’을 걷다 보면 ‘저곳에서 쉬었으면...’하는 장소들이 있다.
‘신언창 목사’가 목회하는 성암교회가 그곳이다.
언덕 위 느티나무가 우거지고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곳
‘여백의 길’을 걷는 여행자가 교회에서 쉬며 영혼의 위로를 받기를 소망한다.
여유없이 열심히 살아온 지난 날, 어느 날 함께 한 여백의 길에서
행복한 휴식을 느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한다.
지금은 아내와 함께 여백의 길을 걷기 위해
일주일을 열심히 살아가며 설레는 마음으로
여백의 길을 걷는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